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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 2020

말의 정상적 활용은 주체와 타자 사이의 비대칭적 관계에 의존한다. 주체는 자신의 메시지를 타자로부터 전도된 형태로 되돌려 받는다. 내가 “당신은 나의 부인이다"라고 말할 때, 이 말은 오직 상대가 그것에 동의하는 한 참으로서 유효하다. 바로 이 동의로부터 나는 “나는 당신의 남편이다"라는 의미를 되돌려 받으면서 나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하지만 정신병자에게는 이러한 말의 비대칭적 구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망상적인 말에서는 타자가 진정으로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정신병자는 타자로부터 자신의 메시지를 되돌려 받지 못한다. 타자를 향해 메시지를 띄우지만 그에게는 상징계로서의 타자의 자리가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그 메시지는 마치 공중에 매달린 것처럼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진술의 의미가 불확정 상태로 머물 뿐 아니라 발화 행위의 주체 또한 비결정 상태로 계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맹정현, <리비돌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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