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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 2019

성격 묘사로 말할 것 같으면, 로스 자네는 자네의 모든 주인공들 중 가장 불완전하게 묘사되었네. 자네의 재능은 자기 경험을 개인화하는 게 아니라 의인화하는 것, 즉 자신이 아닌 인물을 내세워 그것을 구현하는 것에 있지. 자네는 자서전 작가가 아니라 의인화 작가라네. 자네는 대부분의 동시대 미국인들과 반대의 경험을 갖고 있지. 자네의 경우엔 사실들에 대한 앎, 사실들에 대한 감각이 소설에 대한 이해와 소설에 대한 직관적 고찰보다 훨씬 덜 발달되어 있네. 대신 현실 세계보다 훨씬 흥미진진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내지. 내가 짐작하기에 자네는 자신의 변형들에 대해 너무 많이 쓰다보니 진짜 자네가 어떤 사람이고, 과거에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더 이상 알지 못하는 것 같군. 언제부터인가 자네는 걸어다니는 원본이 된 거야.

   

- 필립 로스, <사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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