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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4, 2019

폴리테크니크를 나온 숙조부는 육군 공병과에서 근무하면서 물리학을 연구했다. 그 밖에도 사람들은 초창기 자동차를 뚝딱거리면서 만지거나 새로운 포도주 양조 과정 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이 전통주의자들은 정밀 과학과 기술들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면서도 진보라는 종교를 믿지는 않았다. 바로 이 점이 그들 세계의 독특한 점이었다. 그렇게 과학적 소양을 갖췄는데도, 자신들의 황금기 즉 과거의 도덕적, 미학적, 존재적 우월성에 대한 느낌을 바꾸지는 못했다. 자기들이 사는 방식과 근대적 사회 간의 모순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단순하게, 나쁜 철학이 프랑스에 스며들어서 나쁜 정치 체제(공화주의)가 들어섰다고 믿었다. 체제를 바꿉시다, 나쁜 이데올로기와 거짓 종교를 몰아냅시다, 그러면 모든 게 예전처럼 제자리로 돌아올 겁니다, 이렇게 생각했을 뿐, 국가 체제와 권력의 철학을 넘어 사회 전체가 혁명의 영향을 받고 달라졌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산업화의 선구자들이면서도 먼 훗날 산업화가 가져올 효과, 즉 그들이 그렇게도 소중이 여기던 구 사회의 파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 필리프 아리에스, <일요일의 역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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