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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9, 2019

애당초 내가 구상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처음 제목은 '비체험의 위성'이었다. 비체험이란 인간 조건의 한 특질이다. 사람은 단 한 번 태어나는 것으로 끝이다. 그는 전생의 체험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없다. 그는 청년기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유아기에서 벗어나고, 결혼을 하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결혼을 한다. 또 노년기에 접어들 때에도 사람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노인들이란 자신의 늙음에 무지한 어린아이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는 비체험의 위성이다.

   

- 밀란 쿤데라, <소설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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