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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5, 2019

옛날 이야기에서는 기적이 자주 언급된다. 그것은 오늘날에는 옛날처럼 느닷없이 발생하는 기적의 빈도가 줄어서가 아니다. 옛날처럼 우리가 그런 사건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을뿐더러, 공동생활의 반복된 임무 수행 속에서는 정말로 마음을 뒤흔들 만한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탓이다. 사건을 일기에, 가문의 기록에, 업적록에, 연대기에, 역사책에, 비망록에 기록하지 않으므로 놀라움의 기억 역시 희미해진다. 그래서 기적이 우글거려도 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수많은 고행자가 천국의 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사싱상 오늘날 그들은 자신의 해방감을 증언하지 않는다. 동족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복을 누설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동족의 질투심을 유발할까 두려운 터에, 그래서 그들은 은밀하게 고독에 몰입한다.

   

- 파스칼 키냐르, <눈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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