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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8, 2019

의심할 바 없이 오비디우스는 유명했다. 하지만 유명한 시인, 도대체 그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오비디우스는 이제 교외의 선술집이나, 아니면 로마에서 한두 시간 떨어진 시골 장터의 밤나무 아래에서 가축 상인이나 기름 장수들과 함께 자리를 가질 수 있을 뿐이었다. 그들 중의 어느 누구도 시인 오비디우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없었다. 서커스장이나 원형 경기장의 스탠드에 앉아 열광하며 소리를 지르는 군중들과, 시를 듣기 위해 모인 고상한 취미를 가진 소수의 관객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비디우스의 명성은 문자가 어느 정도 중요시되는 곳에서만 인정받았을 뿐, 마라톤 선수가 운동장을 돌아 결승점을 향해 숨차게 달려가는 곳이나 곡예사가 공중의 밧줄을 타고 묘기를 부리는 곳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황제가 가마를 타고 원형 경기장에 들어설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수십만 군중의 소리와 비교하면 연극 관객의 박수 소리는 우스운 소음에 불과했다.

   

-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 <최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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