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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9, 2018

비록 단편적이라고 하더라도 한 권의 책은 책을 이끄는 중심을 지니고 있다. 고정되지 않은 중심, 하지만 책의 압력과 그 구성 상황에 따라 자리를 옮겨 가는 중심. 그것이 진정한 것이라고 할 때, 같은 것으로 남아 있으면서도 언제나 한층 더 중심이 되고, 한층 더 은밀하고, 한층 더 불확실하고, 한층 더 압도적인 것이 되면서 자리를 옮겨 가는, 그러면서도 고정된 중심. 책을 쓰는 사람은 이 중심에 대한 욕망과 무지 속에서 책을 쓴다. 거기에 닿았다는 감정은 거기에 이르렀다는 환상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한 권의 책이 무엇인가를 밝혀줄 때, 그 책에는 어떤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일종의 충실함이 있다.

   

-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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