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post

July 8, 2018

사람들은 쓸데없는 하소연이나 과장된 겸손의 제스처를 취하며 마치 커다랗게 벌려진 뇌처럼 서가를 과시한다. 내가 아는 고전문헌학 교수는 일부러 커피를 천천히 내오면서 손님들에게 자신의 서가에 압도될 시간을 충분히 주는 아량을 베풀었따. 손님의 반응을 확인한 후에야 그 교수는 쟁반을 들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머금고 응접실로 돌아오곤 했다. 애서가로서 우리는 친구들의 서가를 심심풀이로 염탐하곤 한다. 읽고 싶지만 수중에 없는 책을 발견할까 해서, 또는 그저 지금 눈앞에 있는 저 짐승의 뱃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위험한 책> 

Please reload

© Labyrinth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