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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0, 2018

언어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지배하는 주체가 말을 합니다. 주체는 자신이 언어 속에 살고 있으며, 언어에 의존해 살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자립성에 의거해 즉흥적이고 통제되지 않는 자극들을 성찰로 이끌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언어는 '지나온 것'이며, 이미 형성된 것입니다. 지난 역사와 이어져온 견해들은 언어 안에 누적되어 있고, 문학 양식과 장르들 안에는 더욱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오직 지금의 순간만이 의미 있다고 보고, 그때그때 이 지금으로부터 글을 쓰는 작가는 이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언제나 그래왔습니다. 어떤 발명이 갖는 의미가 크면 클수록 선택된 입지는 그만큼 시사적이고 시대와 관련 속에 존재합니다.

     

- 장 볼락, <파울 첼란: 유대화된 독일인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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