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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3, 2017

설명한다는 것, 라틴어 '엑스플리카레(explicare)'는 펼치고 발전시키는 것, 어떤 것을 기술하는 것입니다. 설명한다는 것은 기원을 발견하고, 사물들의 관계를 확인하고, 명쾌하게 밝히고자 힘쓰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설명하는 것은 곧 나 자신에게 설명하는 것이요, 악의와 무지 때문에 어긋나거나 전복된 것을 바로잡고자 힘쓰는 것입니다. 무슨 조화인지, 악의와 무지는 예술에 통용되는 대부분의 판단에 어김없이 끼어듭니다. 무지와 악의는 동일한 뿌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악의는 무지에서 얻는 이점들을 음흉하게 이용해먹지요. 둘 중 어느 쪽이 더 가증스러운지는 모르겠습니다. 무지 그 자체는 아마 죄가 아닐 겁니다. 그런데 무지가 진정성을 주장하고 나설 때부터 슬슬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레미 드 구르몽의 말마따나 진정성은 설명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변명은 더욱더 아니거든요. 그리고 악의는 항상 정상참작의 조건으로 무지를 주장하게 마련이지요.

 

   

 

-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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