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uman Condition: Ch. 4

May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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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은 인간 실존의 비자연적인 속성에 상응하는 활동입니다. 작업은 종으로서의 인간이 갖는 반복적인 생활주기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며, 자연 환경과 전적으로 구분되는 인공 세계의 사물들을 인간에게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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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작업(이라는 활동)을 통해 무한히 다양한 사물을 제작하며, 이 사물의 총계는 (인간의) 인공 세계를 구성합니다. 적절한 사용 과정에서 사물은 세계에 지속성과 견고함을 부여합니다. 사물에게 상대적인 독자성과 객관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이 지속성인데, 인간은 이러한 세계의 지속성 가운데 안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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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안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릴 수 있는) 인공 세계는 신이 창조한 자연을 파괴함으로써만 건설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폭력의 경험은 인간의 힘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인간은 작업을 통해 단순노동에서 경험하는 고통스럽고 힘겨운 노고와 반대로 자기 확신과 만족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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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에서 생산과정은 그 생산물에서 종결되며, 생산과정은 곧 생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따라서 작업은 명확한 시작과 예상할 수 있는 분명한 끝을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노동에서의 생산과정은 최종 생산물이 만들어졌을 때가 아닌 노동력이 고갈되었을 때 비로소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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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인(homo faber)’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의 특징은 무엇보다 도구를 만드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만드는 도구의 적합성과 정확성은 제작자의 주관적인 필요나 욕구가 아닌 그것의 객관적 목적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모든 생산이 소비를 위해 이루어지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제작인의 활동이 갖는 특수한 성격은 의미를 상실했습니다. 이제 도구는 노동을 위한 수단, 혹은 노동하는 육체와 결합하는 대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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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사회에서 기계의 세계는 인간 실존의 조건이자 실재 세계의 대체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종의 가상과 같은 이 기계의 세계는 인간 세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충족시키지 못하는데, 바로 인간에게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거주지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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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인이라는 인간관을 일종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것이 세계의 건설에 필수적인 만큼 완성된 세계에서는 그것에 대한 제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물의 도구적 성격에 따라 그것을 수단과 목적으로 분류하는 제작인은, 결국 자연과 자신이 생산한 모든 사물의 척도가 되어 모든 것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자신의 수단으로만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간이 이렇게 모든 사물의 척도가 된다면 인간은 세계의 사용자, 또는 도구화하는 자가 될 것이고, 세계와 관계를 맺는 말하는 자, 행위하는 자, 사유하는 자로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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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사물 세계, 즉 제작인이 건설한 인간의 세계는 가멸적인(mortal) 인간의 거처입니다. 이 세계의 안정성이 항상 변화하는 인간의 삶과 행위의 운동을 견뎌내고 보다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이 세계가 소비를 위해 생산된 대상의 기능주의를 초월하고, 이용을 위해 생산된 대상의 유용성을 초월할 때뿐입니다. 비생물학적 의미에서의 삶, 즉 모든 인간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갖는 생애는 그의 행위와 말에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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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언제나 존재하기 위해서는, 즉 지속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지상에서 거주하는 인공 세계는) 행위와 말에 적합한 장소여야만 하고, 삶의 필연성에는 전적으로 무용할 뿐 아니라 세계와 세계의 사물을 생산하는 제작의 다양한 활동들과는 본질상 다른 활동들의 장소가 되어야만 합니다."

 

 

 

2017. 5. 26. / Sutome Apothec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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