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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4, 2017

 

제 이야기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원래 사랑을 믿지 않았던 제가 어떻게 해서 제 갈비뼈 하나로 사랑을 만들고 숨결을 불어넣어 이름과 생명을 주면서 사랑을 가꿀 수 있었느냐, 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부싯돌이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불꽃이 아니라, 영혼의 자연스런 연소입니다. 날름거리던 영혼의 불꽃이 확 타올라 자신 바깥에 있는 존재를 찾아서 불을 붙이는 것이죠. 사랑은 잡히지 않는 모호한 감정이고, 서로 모순된 성격이 들어 있어서 이름은 하나지만 증상과 결과가 아주 다양한 병과 비슷합니다. 사랑이 저를 어떤 지경으로 이끌어 갔는지 지금 여러분 모두가 보실 수 있습니다. 저를 파멸로 이끌었죠. 하지만 전 사랑을 저주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랑 때문에 행복했으니까요. 자, 그럼 제가 어떻게 사랑을 갈망하고, 새로이 알게 되고, 사랑의 환상에서 깨어나고, 또 사랑을 바라게 됐는지 아주 먼 어릴 적이야기부터 해드리지요. 사랑을 시험하기 위해 제가 무슨 일을 했고, 어떻게 해서 결국 제 자신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됐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특히 이 믿음은 사랑이 내게 준 선물입니다. 사랑을 알기 전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습니다. 사랑으로 인해 비로소 제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됐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 제수알도 부팔리노, <그날 밤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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