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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4, 2017

우리 소년들은 일요일마다 모였는데, 각자 지은 시를 모임에 가져와야 했다. 여기에서 나는 어떤 이상한 일을 겪었고 이로 인해 오랫동안 불안에 시달렸다. 내가 볼 때 어떤 것이든 내가 쓴 시가 남들의 시보다 월등한 것 같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너무도 유치한 것만을 내놓는 내 경쟁자들도 나처럼 자기 것이 제일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더욱 의아한 일은 시에는 전혀 재주가 없는 어느 모범생 아이가 가정교사에게 운에 맞춘 시를 지어 달라고 하고서는, 그걸 들고 와서 자신이 가져온 것이 최고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것을 직접 썼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와는 서로 친한 사이었는데, 그 아이는 나한테 언제나 꿋꿋하게 그렇게 주장했다. 그런 오류와 착각을 분명히 보았기 때문에 간혹 나는 혹시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가 아닌지, 혹시 다른 아이들의 시가 정말로 내 시보다 나은 게 아닌지, 내가 그들을 그렇게 생각하듯이 나도 그들에게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지 오랫동안 불안했다. 왜냐하면 확실한 진실의 잣대를 발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나는 시 쓰는 일을 중단했다.

 

​- 괴테, <시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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