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signpost

분석 상황에서는 한쪽과 다른 한쪽의 관계 속에서 진리의 추구가 이뤄지는데, 여기에서 한쪽은 알고 있다고, 적어도 다른 쪽보다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때 곧바로 다른 쪽은 자신이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뿐 아니라 상대가 자신을 속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오류를 범하는 것은 주체의 책임으로 돌려집니다. 이는 단순히 주체가 정적인 방식으로 결여나 과오의 상태 속에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체가 역동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담화 속에서 오류를 범하는 차원에 자리 잡기 때문이지요. 뉘른베르크가 역시 이러한 지점을 지적합니다. 그는 1926년 '회복의 의지(The will of recovery)'라는 논문을 국제정신분석학회지에 게재한 바 있는데, 여기에서 그가 말하는 'recovery'는 치료보다는 회복이나 복귀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가 아주 적절하게 선택한 이 표현은 주목할 만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론을 통해 알려진 대로 환자의 증상이 그에게 어떤 만족감을 안겨주기 위해 생긴 것이라면, 그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분석가에게 달려가 소위 건강이라는 것을 되찾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일까요?

- 자크 라캉, '세미나(1964. 4. 22.)'

© Labyrinth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