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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간은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는 꿈 사냥굼들을 그리스 설화에 나오는 바싹 마른 쥐에 비유했다. 이야기 속의 쥐는 밀 바구니에 나 있는 구멍을 통해 쉽사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실컷 먹고 난 뒤에는 배가 불러서 구멍으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배가 부르면 바구니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지. 배가 고플 때에는 바구니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말이야. 꿈을 먹는 사람들도 이와 같아. 배가 고플 때에는 현실과 꿈 사이에 나 있는 좁은 틈새로 손쉽게 지나갈 수 있지만 먹이를 손에 넣고 열매를 따고 나면 사정이 달라진단 말이야. 꿈을 한 아름 안은 채 현실로 돌아올 수는 없으니까. 그곳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들어갈 때와 같아야 하거든. 그렇기 때문에 손에 넣은 것을 두고 나오거나 안 그러면 영영 꿈속에 남아 있는 거야. 꿈 사냥꾼은 우리에게 아무런 소용도 없어."

- 밀로라드 파비치, <하자르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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