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4, 2017

서정이 새로움을 극단적으로 추구할 때, 그것의 경계는 유동하고 불분명하게 변합니다. 시라는 외관과 기왕의 업적이 시적인 것을 자동적으로 보장하지 않을 때, 시적인 것은 때로 시와 갈등하고 자신이 담길 그릇으로서 시의 외형을 새로이 모색합니다.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말이 더욱 절실해지는 것처럼, 시적인 것은 때로 시의 국경 바깥에서 더 간절하게 회귀를 시도하지요.

무대 위에서 그가...

July 17, 2017

서정은 대상과 주체의 겹쳐짐에서 출발하고, 이 겹쳐짐의 경험이 발화라는 형식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서정의 기본적인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정은 근본적으로 고백의 성격을 갖지요. 서정의 핵심은 고백과 마찬가지로 감춰진 것을 숨김없이 꺼내는 것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상과의 겹쳐짐이라는 내밀하고 고유한 경험을 숨김없이 꺼내는 발화를 서정의 핵심이라고 볼 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

July 10, 2017

세계는 언제나 개인에 선행합니다. 개인이 탯줄을 끊고 세계에 등장하는 것은 자신에 앞서 ‘이미 있는’ 세계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이지요.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세계는 언제나 ‘나’보다 먼저 있고, 나는 그 속에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내 의지나 판단과 무관한 어떤 자리를 부여 받는 것으로 나의 삶을 시작하기 마련이니까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세계를 판별하는 것은 언제나 그 다음에 이루어지...

July 3, 2017

보들레르는 현대성을 ‘전위(avant garde)’라고 정의합니다. 시대의 가장 맨 앞, 가장 끝의 경계에서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예비하거나 미래를 향해 돌진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위는 언제나 당대와 첨예한 긴장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대의 한계에 직면해 그것을 시험하는 일이 곧 전위일 테니까요.

지난 2013년 서울에서 열린 ‘멈춰라, 생각하라!’ 행사는 바디우와 지젝의 참가...

June 26, 2017

계간지 <창작과 비평>은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문학 간행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1966년 1월 일부 문인들이 모여 간행한 동인지 성격으로 출발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문학 담론은 물론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화 현상과 사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지면으로 성장했지요. 특별히 문학에 관심이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유명 출판사 ‘창비’나 창비에서 출판한 유명 소설 (혹은 소설가) 몇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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