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5, 2019

오늘은 쿤데라의 마지막 에세이 <만남>을 다룹니다. <만남>에서 쿤데라는 베이컨에 대한 회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군요. 화가 베이컨과 그의 작품에 대해서라면 이미 많은 것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들뢰즈는 아예 자신의 저술 한 권을 통째로 베이컨의 작품을 해명하는 작업에 쏟기도 했고요. (물론 들뢰즈가 이 작업을 통해 베이컨과 그의 작품을 해명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베이컨의 작품에 기대어 자...

October 18, 2019

로베르토 무질의 소설 <특성 없는 남자>에 등장하는 세 인물, 클라리세와 발터, 울리히는 오래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 울리히는 클라리세와 발터 부부의 집에 방문하는데, 울리히가 이들의 집을 찾았을 때 이들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부부가 피아노 앞에 함께 앉아 연탄하는 모습은 어쩌면 퍽 다정하고 우아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울리히에게 있어 피아노...

October 10, 2019

형식이나 화성, 선율 구성 등이 베토벤의 그것과 아주 비슷한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한 현대 작곡가가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는 대단히 빼어난 솜씨로 이 곡을 완성했습니다. 만약 진짜로 베토벤이 작곡한 곡이었다면 저 유명한 베토벤의 소나타들 사이에서도 걸작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요. 그러나 그 곡이 베토벤의 작품과 꼭 닮았을 만큼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현대 작곡가가 쓴...

October 4, 2019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제까지 쓴 소설들의 제목을 죄다 ‘웃음과 망각의 책'으로 바꿔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을 정도로, 쿤데라에게 웃음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개념입니다. <농담>이나 <우스운 사랑들>처럼 웃음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단어들을 소설의 제목으로 사용한 경우는 물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무의미의 축제>처럼 작품의 주제가 아무래도 웃음 가까이에...

September 27, 2019

등장 인물을 빼놓고 소설이라는 장르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소설에 따라 등장하는 인물의 비중이나 중요성, 또 등장 인물을 제시하는 방식이나 소설 안팎에서 등장 인물이 수행하는 기능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인물은 누가 보더라도 소설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설이 발견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소설가는 등장 인물과 사건을 통해 주제를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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