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상속의 꿈
오늘은 쿤데라의 마지막 에세이 <만남>을 다룹니다. <만남>에서 쿤데라는 베이컨에 대한 회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군요. 화가 베이컨과 그의 작품에 대해서라면 이미 많은 것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들뢰즈는 아예 자신의 저술 한 권을 통째로 베이컨의 작품을 해명하는 작업에 쏟기도 했고요. (물론 들뢰즈가 이 작업을 통해 베이컨과 그의 작품을 해명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베이컨의 작품에 기대어 자기자신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구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쿤데라가 베이컨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일반적으로 베이컨의 작품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살펴본 것처럼 쿤데라는 에세이라는 형식을 통해 소설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늘어놓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은 소설가로서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중간중간 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소설과 소설가에 대해 말하는 내용은 고스란히 쿤데라 자신과 그의 작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