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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9년 10월 18일
- 9분
미학과 삶
로베르토 무질의 소설 <특성 없는 남자>에 등장하는 세 인물, 클라리세와 발터, 울리히는 오래전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 울리히는 클라리세와 발터 부부의 집에 방문하는데, 울리히가 이들의 집을 찾았을 때 이들은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부부가 피아노 앞에 함께 앉아 연탄하는 모습은 어쩌면 퍽 다정하고 우아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울리히에게 있어 피아노는 그저 그가 끔찍할 만큼 싫어하는 요소들의 집합체에 불과합니다. 피아노를 두드리고 있는 한심한 작자들도 마찬가지고요. 울리히는 피아노 소리를 두고 ‘으르렁거리다’, ‘고함치다’, ‘울부짖다’, ‘포효하다’ 등의 표현을 사용는데, 그가 울부짖는 포효라는 표현을 그리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어느 독자라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울리히의 눈에 비친 피아노의 모습은 커다랗고 흉측하게 입을 벌린 땅딸막한 우상이자 닥스훈트와 불도그 사이에서 태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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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9년 10월 10일
- 5분
연속성의 의식
형식이나 화성, 선율 구성 등이 베토벤의 그것과 아주 비슷한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한 현대 작곡가가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그는 대단히 빼어난 솜씨로 이 곡을 완성했습니다. 만약 진짜로 베토벤이 작곡한 곡이었다면 저 유명한 베토벤의 소나타들 사이에서도 걸작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요. 그러나 그 곡이 베토벤의 작품과 꼭 닮았을 만큼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현대 작곡가가 쓴 작품인 이상 누구도 그것을 걸작이라고 순순히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베토벤을 닮은 곡을 만든 작곡가에게 돌아갈 찬사 또한 베토벤이 받는 그것과 달리, 기껏해야 모방의 달인이라는 찬사 정도겠지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오늘날에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베토벤의 소나타에서 즐거움과 감동을, 미적 쾌락을 느끼고 있을 텐데요. 똑같은 작품인데 베토벤이 만든 곡은 걸작이고 현대 작곡가가 베토벤처럼 만든 곡은 걸작이 아니라면, 작품이 자아내는 미적 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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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9년 10월 4일
- 5분
스트라빈스키에게 바치는 즉흥곡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제까지 쓴 소설들의 제목을 죄다 ‘웃음과 망각의 책'으로 바꿔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을 정도로, 쿤데라에게 웃음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개념입니다. <농담>이나 <우스운 사랑들>처럼 웃음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단어들을 소설의 제목으로 사용한 경우는 물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무의미의 축제>처럼 작품의 주제가 아무래도 웃음 가까이에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풍기는 경우도 빈번하지요. 웃음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뛰노는 아이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웃음이 있겠고 뛰어 놀고 있는 아이의 웃음이 있겠지요.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노인의 웃음이 있는가 하면 옆에 누가 있든 남들이 뭘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깔깔대는 한 무리 학생들의 웃음이 있을 겁니다. 이런 웃음과 전혀 다른 맥락에서 발생하는 냉소나 비아냥도 어쨌든 웃음이긴 하겠지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식으로 묻지마 행복론을 전파하는 작자가 아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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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9년 9월 21일
- 8분
세르반테스의 절하된 유산
롤링 스쿨의 이번 주제는 밀란 쿤데라의 소설론입니다. 지난 롤링스쿨에서 ‘방법들’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사유를 보여줬던 탐구의 개척자들을 다뤘던 것처럼, 이번에는 쿤데라의 작품을 통해 그의 사유와 방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쿤데라는 흥미롭고 작품을 여럿 발표한 소설가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소설이 무엇인지, 또 소설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제시하는 이론가로 꼽기에도 손색이 없습니다. 쿤데라는 특히 소설이 가진 문학적 가치에 대한 뚜렷한 확신을 바탕으로 소설이라는 형식, 소설이라는 매체가 가진 고유한 특징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데, 그에 따르면 소설이 가진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보다 실존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일에 있다고 하는군요. 이 말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앞으로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시지요. 어떤 대상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은 동시에 그것과 비교되는 다른 대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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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9년 6월 29일
-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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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내가 구상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처음 제목은 '비체험의 위성'이었다. 비체험이란 인간 조건의 한 특질이다. 사람은 단 한 번 태어나는 것으로 끝이다. 그는 전생의 체험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없다. 그는 청년기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유아기에서 벗어나고, 결혼을 하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면서 결혼을 한다. 또 노년기에 접어들 때에도 사람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 노인들이란 자신의 늙음에 무지한 어린아이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는 비체험의 위성이다. - 밀란 쿤데라, <소설의 기술> #밀란쿤데라 #소설의기술 #MilanKundera #Kundera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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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8년 6월 17일
-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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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에 쇤베르크는 자신 덕분에 독일 음악은 향후 백 년 동안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십오 년 후 그는 독일을 영원히 떠나야 한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에서 그는 여전히 기고만장해서 영광이 결코 그의 작품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스트라빈스키가 지나치게 동시대인들만을 생각한다고, 미래의 심판을 무시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후세를 가장 확실한 친구로 간주한다. 토마스 만에게 보내는 가차 없는 편지에서 그는 만과 자신 둘 가운데 누가 더 위대한지 명백하게 드러나게 될 그 '삼백 년 후'의 시대를 확언한다! 쇤베르크는 1951년에 죽었다. 그 후 이십 년 동안 그의 작품은 그의 제자임을 자처하는 가장 명민한 젊은 작곡가들에 의해 금세기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숭배된다. 그러나 곧 그의 작품은 연주회장과 기억으로부터 멀어진다. 지금 세기에 누가 그의 작품을 연주하는가? 누가 그를 참조하는가? 나는 그의 거만함을 어리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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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7년 9월 9일
-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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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세상은 모든 것을 진지하게 여기고 있어. 나까지 그러니, 더 말할 나위도 없지." "오히려 나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느낌이네! 모두가 그저 즐길 생각만 한단 말일세!" "결국 마찬가지 얘기야. 그 완전히 당나귀 같은 친구가 핵전쟁 발발이나, 파리 대지진을 방송으로 알려야 하는 입장에 있다고 생각해 봐.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경우에 적합한 말재간을 찾고 있는지도 몰라. 한데 그런 건 웃음의 의미와 전혀 무관하다네. 이 경우 진짜 우스꽝스러운 것은 지진을 알리기 위해 말재간을 찾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이지. 한데 정작 지진을 알리기 위한 말재간을 찾는 당사자는 자신의 탐구를 진지하게 여길 뿐, 자신이 우습다는 점을 전혀 생각을 못 해. 유머는 사람들이 아직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별할 줄 아는 곳에서만 존재할 수 있네. 오늘날에는 그 경계를 분간할 수가 없어." - 밀란 쿤데라, <불멸> #밀란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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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7년 8월 31일
- 3분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오늘 밤의 기본 규칙입니다. 우선 굳이 자기소개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지요. 물론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름이든 나이든 직업이든 취미든 뭐든 밝히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당연히 말릴 까닭은 없겠습니다만, 소설 속 이야기를 따라 하루 밤 거니는 사이에 일부러 돌아가며 이름을 주고받는 것은 그리 중요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읽는 것과 함께 걷는 것, 오직 이것 뿐입니다. 한 권의 책을 함께 읽는 것은 마치 한 도시를 함께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도시라고 해도 여행 중 서로 다른 골목과 다른 풍경을 지날 수도 있고, 같은 길을 지날 때에도 각자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다를 수 있지요. 누군가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차림새를 볼 때 누군가는 저들의 표정을 살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사람이 아닌 건물들이나 도로의 신호 체계를, 좌판 상인의 매대를 유심히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모종의 사정이 있는 상황이라면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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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7년 7월 16일
-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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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16세기에 교회의 타락이 가장 덜한 곳은 독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곳에서 종교 개혁이 일어났음을 지적한다. 오직 타락의 초기에만 타락을 참을 수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카프카 시대의 관료주의는 오늘날과 비교할 때 순진한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카프카는 관료주의의 끔찍함을 간파했고 그 후로 관료주의는 일상적이 되어 이제는 아무도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1960년대에는 뛰어난 철학자들이 '소비 사회'에 비난을 퍼부었지만, 해가 지나면서 현실이 이 비난을 훨씬 뛰어넘어 버린 나머지 이제는 그러한 주장을 내세우는 게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진다. 사실 또 다른 일반 규칙을 떠올려야 할 것이다. 어떤 현실이 전혀 부끄러움 없이 되풀이된다면, 그 반복되는 현실에 직면한 사상은 결국 언제나 입을 다물게 되는 법이다. - 밀란 쿤데라, <커튼> #밀란쿤데라 #쿤데라 #MilanKundera #Kundera #커튼 #LeRid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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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 2017년 5월 27일
- 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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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빈스키 같은 작곡가는 감정 표현으로서의 음악을 거부하지만, 순진한 청중은 음악을 달리 이해할 줄 모른다. 그것은 음악의 저주이며, 음악의 유감스러운 측면이기도 하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라르고로 어떤 곡의 첫 긴 음 세 개만 연주해도, 민감한 청중은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한숨을 쉬며 말한다.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이 첫 세 음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 어떤 창조도, 창작도 없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이것은 가장 우스꽝스러운 '감정적인 기만'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음악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음악이 불러일으키는 이 어리석은 한숨을 내쉬지 않는 사람은 없다. - 밀란 쿤데라, <만남> #쿤데라 #밀란쿤데라 #Kundera #MilanKundera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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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5월 19일
- 9분
밀란 쿤데라, <정체성>
그날 밤 그녀는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시간은 흘렀고 그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에 귀를 대었다. 고른 호흡 소리가 들려왔다. 이 편안한 잠, 그녀가 너무도 쉽게 잠들었다는 사실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이렇게 귀를 문에 대고 오랫동안 서 있었고 그녀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느꼈다. 아마도 그녀가 가장 약하고 자신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라고. 사실 누가 더 강한가? 두 사람 모두 사랑의 영토 위에 있을 때 강한 사람은 사실 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사랑의 영토가 그들 발 밑에서 사라진다면 강한 자는 그녀고 약한자는 그다. 앞서 소개한 바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정체성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을 다루겠습니다. 소설의 제목처럼 이야기는 줄곧 ‘정체성’이라는 열쇠말을 따라 흘러갑니다. 쿤데라가 주연으로 내세우는 샹탈과 장마르크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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